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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by 끼약 2021.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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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포스터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기본정보
편성 넷플릭스 2021년 5월 14일
몇 부작 10회
출연진 이제훈 탕준상 홍승희 등
연출 김성호
작가 윤지련
18세 관람가
원작 김새별, 전애원의 논픽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이질적인 직업, 유품정리사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에서는 독특한
직업이 나온다. 유품 정리사라는 이질적인 직업이다.
낯선 느낌을 넘어선 단어이다.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포스터

감옥에서 출소한 조상구(이제훈)가 '무브 투 헤븐'이라는 유품정리업체를 운영하며, 자폐증을 지닌 조카인 한그루(탕준상)의 후견인이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는 드라마이다.

이제부터 00님의 마지막 이사를 시작하겠습니다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에서의 이들은 단순한 청소업체가 아닌 모습을 보여준다. 극 중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마지막 이사라고 표현한다.

극 중 유품정리 이미지

이것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존재하던 공간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남긴 말을 가족,
혹은 그들이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을 한다.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이미지

제작진은 이 드라마에 대해, 결국 어른들이 그리고 사회가 이들의 죽음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흔히 신파로 빠지기 쉽다. 그러나 다행히도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그 길을 피해간다.

잔잔하고도 단단한 스토리와 캐릭터

조상구(이제훈)은 그의 형으로부터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물려받는다. 그는 망자의 슬픔, 유족의 아픔도 받아들이면서 자신만의 길을 가는 인물로 성장한다.
형인 한정우(지진희)는 동생인 상구(이제훈)과 아들 그루(탕준상)에게 현장을 읽어내는 법과 망자의 인생을 반추하는 법, 망자가 남긴 메세지를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그들만의 길을 가길 바란다.

한그루

오히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그루(탕준상)였기에, 편견 없이 유족과 망자의 마지막 길에 다가설 수 있었다. 세상과 분리된 채 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그루(탕준상)의 모습은 헤드폰을 쓰고 클래식 음악에 집중하는 것으로 잘 나타난다. 윤지련 작가는 실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은 마음의 안정을 위해 클래식을 즐겨듣기도 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그루(탕준상)의 캐릭터를 설정했다고 한다.

조상구

한편 조상구(이제훈)은 처음에는 이 직업에 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 직업이 누구든 기꺼이 선택할 법한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루(탕준상)을 만나게 되며 변화하게 된다. 그루(탕준상)을 보며 유품만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망자의 자취를 돌아보고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이나 오해를 풀 만한 단서를 찾아 전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 좀 더 힘쓰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는 그들의 길을 진심으로 배웅하는 과정은 보는이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극 중 이미지

가볍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죽음을 다루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마냥 불편하거나 보기 힘들지 않다. 오히려 건조한 일상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자극적인 소재와 반전으로 점철된 드라마들이 많은 요즘에 보기 드물게 담담하고 우직한 드라마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

작업장에서 큰 부상을 입고 세상을 떠난 청년, 고독사한 치매 할머니, 데이트 폭력을 겪는 유치원 선생님, 게이 의사,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동반자살한 노부부 등 사회적 약자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이 에피소드 내내 이어진다. 이것들은 잊을만 하면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극 중 이미지

한국은 사회적 그물망이 약한 축에 속하는 나라이다.
한번 미끄러지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하다. 그 불안을 타인에게 전가하면서, 사회는 좀더 각박해진다. 그 각박해진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고립되고, 유리되며, 침잠한다.
이 반복속에서 사람들의 연대는 약해지고, 서로를 연결하는 고리가 끊어지는 그 순간, 우리는 그냥 한 사람의 사회적 약자로서만 존재한다.

그래서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드라마의 에피소드들은 가슴 서늘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도 망자들의 단절된 세상을 천국으로 이어주는 주인공들의 마지막 행보는 시린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한 불씨이다.
넷플릭스의 드라마인만큼 시즌2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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